Friday, March 20, 2020

고난과 단련 Adversity and Training

고난과 단련 Adversity and Training (3/18/20)
은퇴 후 미네소타에서 목사 없는 교회의 임시목회를 할 때 교회에 나오지 않은 사람의 장례식 집례를 부탁받았다. 카작스탄의 고려인으로 미국에 와 살다가 세상을 떠난 블라디미르 김씨의 장례식이다. 고인에 대한 이야기는 눈물겨운 우리 조국의 이야기였다. 조선의 가난과 기근을 벗어나고자 만주와 북간도, 연해주로 옮겨간 이들이 많았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스탈린 정책으로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20만명 가량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할 때 고인은 네 살 아이로 끌려가며 부모를 잃고 기차 짐칸에 던져졌다. 황량한 들판에 내버려진 사람들 중에서 이 아이는 마침 삼촌의 손길을 만나 거둠을 받았다. 맨손으로 땅을 일구고 생존해야 하는 그들의 새로운 운명이 시작되었다. 미국같이 풍요한 나라에서도 이민 일세가 밤낮으로 온갖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삶이 어떠하였을까! 고난 속에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이들은 꿈의 힘으로 일어나 뻗어가고 가정을 이루며 자녀를 길렀다. 이들 중 고인의 딸 하나가 1976, 80년 올림픽 체조종목에서 금메달 다섯을 차지한 소련 대표선수 넬리김이었다. 고난을 통하여 강인하게 훈련된 결과를 안았다. 그 후 넬리는 국제 체조연맹 이사가 되어 1996년 미국으로 오고 부모와 가족을 초청한 것이다.
우리 민족처럼 강인한 민족도 드물다. 먹을 것이 없는 가난만 아니라 외국의 침략을 받으며 모든 것을 빼앗기는 가운데도 연단과 인내로 살아남아 오늘같이 자랑스런 한국을 만든 것이다. 미국 이민역사에도 한인처럼 단시일에 일어난 민족이 일찍 없었다고 한다. 어떤 형편에나 굴하지 않고 이기고 일어나 밀고나가는 끈질긴 면이 우리에게 있는 것은 고난 속에 단련되고 이로 인하여 역경에 대한 면역이 강해진 것이라 본다.
삶자체가 전쟁이라 항상 생사의 위험을 안고 산다. 우리 몸과 건강을 위협하는 병균과 질병이 너무나 많다. 이상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가 마비되고 감염과 죽음의 두려움이 삶을 누르고 있지만 면역이 강한 젊은이들은 설령 감염이 되어도 별 증상 없이 잘 감당하고 이겨낸다고 한다. 음식이나 운동이 면역 향상에 도움되지만 고난과 단련으로 속에서 생성되는 힘은 더 크다. 노숙자 사역자는 노숙자들은 면역이 강하여 감기나 병에 잘 걸리지 않지만 일단 걸리면 감당하기 어렵다 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민이라는데 조그만 나라로서 역사상 어떤 나라보다도 고난을 많이 겪고 나라 이름이 없어지기도 했다. 하나님이 과연 계신가? 계신다면 그들에게 왜 그런 고난이 일어나나? 하나님은 그만큼 힘이 없는 분인가? 이런 질문은 성경에나 지금에나 계속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외국의 침략과 점령으로 나라를 잃고 포로로 잡혀가 세상에 흩어지고 사는 곳에서 멸시와 천대, 학살까지 당하였다. 그러나 그 민족은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일어날 뿐 아니라 옛 조국땅에 나라를 회복하고 현재 경제 과학 언론 등 각방면에서 온 세계와 미국에 뛰어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님을 믿으면 복을 받고 잘 산다는데 왜 이런 고난을 겪는가? 하나님이 주신 생명 길을 따르지 않고 자기 생각에 좋은대로 살아간 결과이지만 하나님은 죽음같은 고난으로 이들을 단련하신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우리는 함께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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