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Aba Father
경주에서 직장 생활하며 결혼하여 첫 딸을 낳고 넉 달이 되어 나는 신학교에 입학하여 서울로 가고 아내와 딸은 시댁으로 가서 얼마간 살기로 하였다. 신학생으로 자립을 위해 야간학교에서 가르치고 주말에는 전도사로 교회 일에 분주하게 지나기에 아내와 아이를 자주 보러 가지도 못하였다. 어느 날 꿈에 내 딸이 홍수에 떠내려 가고 있었다. 벌떡 잠에서 깨었으나 연락할 전화도 카톡도 이메일도 없었다. 날이 밝아 고향으로 갔더니 아이는 급성 폐염으로 친구가 일하는 경주 기독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눈을 감은 아이의 이마와 양쪽 팔에는 줄을 달아 약을 넣고 있고 아내는 24시간 돌보느라 많이 지쳐 있다. 나의 부족을 느끼며 아픈 가슴으로 다가가 아이 머리에 손을 얹으며 이름을 불렀다. 열 달이 된 아이는 눈을 뜨고 쳐다보며 아빠 하고 부른다. 그가 내게 한 첫 말이다. 순간 내 가슴에서 사랑과 정이 솟아 오른다. 아빠 엄마는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며 처음으로 하는 말이다. 나를 낳고 돌보는 이가 엄마요 아빠라 입술을 열면서 엄마 아빠가 자연스럽게 나오기에.이는 세계 공통적인 말이다. 신약에는 아빠, 미국에는 파파로 통용된다. 나를 낳고 사랑하며 함께 하는 친근하고 다정한 처음 관계를 표현하는 말이다. 아빠 하면 당신은 나를 낳았어요, 나는 당신의 딸 (아들)이요,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하는 인격적인 표현이다. 아빠라는 말을 듣는 기쁨과 감격으로 평생 사랑의 빚진 심정으로 아이를 돌보고 책임지는 것 같다.
예수께서 하나님을 향하여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기도하셨다. 바울은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른다고 하였다. 예수님이나 우리나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났다. 우리가 주를 믿음으로 거듭나서 새로운 피조물로 태어났으니 우리에게는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이 계시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새로운 생명으로 낫기에 하나님을 향하여 아빠하고 부른다. 나는 가끔 하나님께서 나를 안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는 내 아들이다 너를 사랑한다 하시는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를 쳐다보며 아빠 나는 사랑 받는 아들입니다 나도 아빠를 사랑해요 하며 둘이 하나됨을 경험한다.
아빠라면 멀리 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항상 자기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이 가고 그의 필요를 채우며 책임진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그렇게 하시는 것을 본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그는 항상 나와 함께 하신다. 한국에서나 미국, 세계 어디에서나 함께 하심을 확인시켜 주신다. 내가 처한 형편과 필요를 아시고 돌보아 주신다. 자신이 힘들고 희생하더라도 빚진 심정으로 자식을 위하는 이가 아빠시다.
그런데 아빠가 외면할 때가 있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아빠 아버지 이 진을 지나가게 하소서 그러나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그 잔은 지나가지 않고 예수께서 십자가 고통을 당하며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절규하시는데 아버지는 얼굴을 돌리시는지 해가 빛을 잃었다. 이를 통하여 하나님은 온 세상을 구원하시는 큰 뜻을 이루시고 이를 위하여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기에 아들은 다 이루었다 하시고 생을 마치셨다. 아들의 죽음이 없이는 나의 구원이 일어나지 않는다.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사순절기간 아빠의 사랑과 구원을 나누기 위하여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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