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6, 2021

속이 빈 대나무 Hollow Bamboo

 속이 빈 대나무 Hollow Bamboo (9/3/2021)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철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윤선도 오우가 5수) 는 대나무를 노래하는 것으로 작가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것을 좋아한다. 사철 푸르며 곧게 자라고 든든한 것이 군자의 성품이라 하여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사군자에 속하며 글과 그림에 많이 등장한다. 

대나무는 말레이시아 원산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북미 호주 등에서 1500종류로 자라며 쉽게 숲을 이룬다. 대나무로 상징되는 전남 담양은 대나무 박물관이 있고 울산 태화강 10리 대나무 숲은 잘 알려진 장관이다. 

대나무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무쇠처럼 강하나 속이 비어 있어 가볍고 유연하여 ‘신이 준 선물’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물품을 만드는 재료가 되어 바구니, 물컵, 물통, 식기, 베개, 장신구, 피리, 창과 활, 건축자재, 쪼갠 것을 연결하여 종이로 쓰기도 한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하고 전구를 만들면서 필라멘트 자료로 1600가지를 시도하다가 대나무 섬유로 성공하였다.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다년생 상록풀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나무가 되려면 단단하게 하는 목질과 굵어지게 하는 형성층 나이테가 있어야 하는데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기에 나무가 아니라 볏과에 속한 풀로 분류된다. 볏과의 벼 보리 옥수수 등은 속이 비어 있어 잘 자라지만 대나무는 가장 잘 자라고 사시 상록으로 일반 나무 4배의 이산화탄소를 마시기에 공기를 청정하게 한다. 

대나무는 보통 5-6년 땅속에서 깊이 뿌리내려 영양을 받고 뻗어가며 한 덩이로 서로 연결하여 든든하게 자라다가 비 오는 어느 날 여기 저기서 ‘우후죽순’으로 올라와 대밭을 이루고 줄기의 많은 마디 하나 하나가 동시에 자라기에 하루에 1미터까지 자라 한철에 30미터까지 키가 다 자란다. 그러면 더 자라거나 굵어지지 않고 뼈대를 단단하게 하며 120년까지 산다. 꽃이 피는 시기는 모르나 일단 화려한 꽃이 피면 나무는 죽는다. 마디에서 나오는 잎과 가지가 땅에 묻히면 뿌리로 자라나서 번식한다. 

대나무 속이 비는 것은 줄기가 빨리 자라는데 속의 세포가 따라가지 못하여 공백으로 남게 된다고 하지만 동시에 줄기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고자 자기를 비운다고 본다. 속이 비었기에 가볍고 단단하여 히로시마 원폭 후에도 살아남은 유일한 나무로 생명이 끈질기다. 또한 대나무는 유연하여 부러지기 보다는 휘어지고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는 탄력성이 강하다.

대나무에서 신앙의 모습을 본다. 흙 속에서 뿌리가 먼저 든든하게 자라듯이 그리스도의 제자는 장기간의 내면적 훈련과 인내로 형성된다. 아브라함은 약속을 받고서 25년, 모세는 광야의 양지기 40년, 바울은 주를 만나고 아라비아에서 3년, 이들의 삶은 자기를 비우고 인고한 훈련의 결과다. 예수님은 하나님 자리를 비우고 죄인을 찾아 사랑하고 구원하시다가 그는 죽임을 당하였으나 다시 살고 그에게 연결된 제자를 통하여 그의 생명이 온 세계에 퍼지게 하신다. 뿌리가 하나되어 뻗어가듯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하나가 될 때 세상을 향하여 힘 있게 뻗어가고 많은 박해와 어려움도 이겨내며 유연함과 강인함을 함께 보이지만 교만과 영화는 자멸을 초래한 것이 기독교 역사다. 그리스도인은 자기를 비움으로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과 능력을 받아드리고 진실과 정직으로 올곧게 살며 다른 사람을 사랑으로 부드럽게 품으면서 어떤 역경 환난에도 굳굳하게 서서 믿음을 지키고 전파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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