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기다림 The Most Expectant Waiting
삶의 일부인 인터넷의 월사용료가 너무 올라가 다른 회사로 옮기려 설치하는 날짜를 받고 그 날과 시간을 기다린다. 기사가 약속대로 찾아온다. 그로서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몸의 중한 통증을 조사하고 결과를 기다리거나 삶은 많은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기다리며 소망과 기쁨, 초조함을 가지고 인내를 기른다.
오래 전 새무얼 베켓의 ‘고도를 기다리며’에는 블라디미어와 에스트라곤이 시골 잎 떨어진 나무 옆에서 종일토록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한 소년이 해질녘에 나타나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다음 날 온다고 한다. 다음 날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 고도는 오지 않고 이들은 실망하여 나무에 목을 매고 싶지만 끈이 없어 그러지 못한다.
이타카왕국의 왕비 페넬로페는 남편 오디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출전한 10년 동안 국정을 대신 맡았다. 전쟁은 끝나고 모두 귀환하는데 오디세이는 트로이를 떠났다지만 돌아오지 않는다. 그가 중간에서 변을 당하였을 것이라며 많은 귀족들이 미모의 페넬로페에게 구애한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을 기다리며 구애를 거절하는 구실로 시부의 수의를 먼저 다 만들어야 한다며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에는 수의를 푸는 일을 하며 정절을 지키다가 20년만에 돌아온 남편 오디세이를 만나고 행복을 누린다.
결과가 없는 기다림이나 부부의 행복을 가져오는 기다림이 귀하지만 이보다 더 큰 기다림은 어떤 것일까?
나는 대학을 졸업하며 당시 국민병이라는 폐결핵 말기로 피를 토하며 군에 입대도 취직도 못하고 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에 있었다. 특효약이나 치료책이 없는 형편에 삶의 소망과 의미를 잃고는 죽고 싶어도 죽을 힘도 없었다. 요양병원에 가서 살든지 죽든지 때를 기다리고자 하는데 입원 전날 밤 ‘죽지 않고 살아서 주의 행사를 선포하리라’는 주의 약속이 임하였다. 믿고 받아드릴 수 있을까? 마음의 기쁨과 감격으로 기다리는 동안 하나님은 신실하심을 나타내셨다. 결혼하고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어 유학을 하고 이민 목회를 하는데 몸살 이외의 다른 병이 없다가 은퇴에 이르렀다. 주의 사역 40년이라 이제는 즐기며 자유롭게 살자고 하는데 갑자기 옆구리가 몹시 아파왔다. 의사 말이 대상포진으로 약이 없고 아플만큼 아파야 한단다. 진통제도 듣지 않고 그렇게 아픈 것은 처음이라 한달 동안 잠을 잘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하다가 하나님께 “어떻게 된겁니까” 물었다. 대답은 “40년 일하였으니 이제는 마음대로 살겠다고? 내 약속을 잊었나?” 기억시키시니 “잘못했어요. 따르겠습니다” 하였더니 그 다음 날 부름이 왔고 순종하였더니 통증을 잊고 여기 저기서 섬기다가 팬데믹을 만났다. 내게는 생사와 격심한 통증에서의 해방이 큰 기다림이었고 응답을 받아 감사하다. 개인만이 아니다. 나라가 외국의 억압으로 눌린 때 얼마나 해방을 기다리는가? 우리가 일제에서 경험한 바다. 역사상 많은 침략과 수탈을 당한 이스라엘은 메시아를 기다리다가 예수께서 그들을 로마에서 해방시킬 것을 기대했으나 실망하고 그를 배척하였다.
육체적 정치적인 것보다 더 큰 기다림이 있다. 죄의 형벌과 영원한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나 죄의 용서와 영원한 생명을 향한 염원과 기다림이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한 천사가 두려워하지 말라며 인류에게 죄의 용서와 영생을 주시기 위하여 구세주가 태어났다고 알려주었다. 인류의 가장 큰 기다림이 예수의 탄생으로 성취되기에 우리는 기쁨으로 그를 환영하고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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